
▲ 천주현 변호사(형사전문변호사, 법학박사)
[천주현 변호사의 사건이슈] 성형수술 사망사고
홍콩 재벌 손녀가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수술 중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지방흡입술과 유방확대수술로 혼수상태에 빠진 후 발생한 결과였다. 홍콩의 유명기업 가문의 34세 피해자는 성형수술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가 2020. 1. 28. 한국 병원에서 사망했다.
일반인과 달리 재벌가 사람은 의료사고 시 막대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 2020. 3. 6.자 조선일보에 따르면, 유족들은 성형외과를 상대로 살인 등 혐의로 홍콩 법원에 고소할 것이고, 그의 남편은 ‘아내 사망으로 장인재산의 1/3에 해당하는 지분을 잃게 됐다’며 거액의 배상청구를 할 듯한 입장을 표한 상태다. 피해자 가문의 재산은 2017년 기준 9조 3천억원이라고 한다.
우리 민법은 불법행위 사고에서 생명을 잃은 고인의 일실수익과 위자료를 인정한다. 사고로 사망하지 않았더라면 평생 벌어들였을 객관적 수입을 손해로 인정하고, 사망 과정에서 겪었을 정신적 고통을 위자한다.
그러나 피해자 남편이 제기할 듯한 거액의 손해배상은 특별손해에 대한 배상으로, 특별한 사정을 가해자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만 배상케 하므로, 한국법원에서 소가 심리될 경우 인정될 가능성이 없다.
한편 의료과오 소송에서 일실수익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의료행위의 과실 자체를 입증해야만 한다. 위자료는 설명의무위반 등에서 쉽게 근거를 찾지만, 의료과오에서 과실 입증은 어렵다.
통상적 처치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이고 의료인이 당대 과학법칙에 따른 주의의무를 기울였다면, 그런데도 불가항력의 사유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면 과실 자체를 부정하는 경우가 많다. 과실이 부정되면 불법행위는 인정되지 않고, 손해배상청구권은 기각된다(설명의무위반의 위자료는 별론). 따라서 이 사건 유족이 제기할 민사소송이 한국법원에서 심리될 경우 녹록치 않은 사정이 있다는 말이 된다.
우리나라는 수술과정의 사망사고를 살인죄로 다루는 법이 없다. 그리고 하와이에서 우리 국민을 살해한 미국인에 대해 우리 법원이 형사재판권을 갖는 것은 형법 제6조 때문인데, 홍콩 형법이 이 같은 보호주의 규정을 두고 있는지 주목된다.
대구 형사전문·이혼전문 변호사 | 법학박사 천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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