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시자 감소 속 졸업생 비율 상승…고3 재학생 67%
1등급자 87% ‘250개교’에 몰려…학교 간 성적 격차 뚜렷
서울-지방, 일반고-특목고, 고소득-저소득 간 성적 격차 확대
[피앤피뉴스=마성배 기자]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성적 분석 결과, 국어와 수학 영역 모두에서 지난해보다 최고점이 상승했고, 특히 미적분과 화법과작문을 선택한 수험생이 각각 수학과 국어 최고득점층에 다수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 1등급 비율은 5.2%로 전년도 대비 소폭 하락하며 상위권 경쟁이 더욱 치열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6월 9일 공동 발표한 '2025학년도 수능 성적 분석'에 따르면, 국어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45점으로 지난해보다 5점 상승했다.
선택과목별로는 '화법과작문'을 고른 수험생의 비율이 52.5%로 가장 높았으며, '언어와매체' 선택자는 47.5%를 차지했다. 특히 최고점 구간에서는 화법과작문 선택자가 62.3%로 절대다수를 차지해, 해당 과목이 고득점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
수학 영역은 전년도보다 무려 12점이나 오른 150점이 최고점으로 나타났다. 선택과목별로 보면, '미적분'을 택한 수험생이 41.5%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기하' 8.9%, '확률과통계' 49.6% 순이었다. 최고점자의 선택과목은 미적분이 64.1%로 단연 앞섰다. 수학의 난이도는 전반적으로 전년도보다 낮아졌으나, 변별력은 오히려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탐구영역에서는 과목 간 최고점 차이가 여전히 존재했다. 사회탐구에서는 생활과윤리(69.0점), 한국지리(68.8점), 사회·문화(68.3점) 순으로 최고점이 높았고, 과학탐구에서는 화학II(75.2점), 생명과학II(73.9점), 지구과학II(73.5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과목별 응시자 수 차이와 학습 난이도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다.
절대평가로 실시된 영어영역은 전체 응시생 중 1등급 비율이 5.2%로 지난해보다 0.2%포인트 줄었다. 이는 영어가 여전히 고득점을 받기 어려운 과목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사 영역의 1등급 비율은 20.3%로 전년도 19.9%보다 소폭 상승했다.
올해 수능 응시자는 총 44만8,954명으로 전년 대비 2만2,476명 감소했다. 이 가운데 고3 재학생은 29만9,993명(66.8%)이었고, 졸업생은 10만4,517명(23.3%)이었다. 1년 전보다 졸업생 비율은 1.7%포인트 증가했다.
성적 분포를 보면, 국어영역에서는 상위 4%에 해당하는 1등급 인원이 전체의 4.7%였고, 수학은 4.3%였다. 이는 수학에서 특히 고득점자 간 점수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또한, 학생의 지역·학교·소득 배경에 따라 수능 성적에서 뚜렷한 격차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과 과학고, 고소득층 학생이 상위 등급을 점유하는 반면, 비수도권·직업계고·저소득층 학생은 하위권에 집중돼 정시 중심의 대학입시가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지적이 다시 제기될 전망이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분석'에 따르면, 2023년 수능 응시자 가운데 3개 영역(국어, 수학, 영어)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은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은 전국 1,251개 고등학교 중 단 250개교에 그쳤다. 특히 이들 250개교가 전체 1등급 재학생의 86.6%를 배출한 것으로 분석돼, 고등학교 간 수능 성적 격차가 매우 심화된 상태임을 보여줬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지역 일반계 고등학교 학생의 수능 성적이 다른 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국어, 수학, 영어 3과목 기준 1등급 재학생 비율은 서울이 3.7%로 가장 높았고, 이어 세종(3.2%), 대구(3.0%)가 뒤를 이었다. 반면 전남(1.2%), 강원(1.3%), 충남(1.3%) 등은 1등급 비율이 1%대에 그쳤다. 전체 평균은 2.2%였다.
학교 유형에 따라서도 성적 격차가 명확했다. 일반계고 학생의 1등급 비율은 2.2%였지만, 과학고는 57.7%, 외국어고는 26.6%, 자사고는 13.9%에 달했다. 반면, 직업계고 학생은 1등급 비율이 0.1%에 불과했다. 이는 교과 이수 체계, 교육과정 특성, 수능 중심 입시 대비에 적합한 교육 인프라 차이에서 비롯된 결과로 해석된다.
학생 개별 배경을 기준으로 한 분석에서는 가정의 경제 수준과 부모의 학력이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양상이 드러났다. 가구 월소득이 1,000만원 이상인 고소득층 학생은 국어·수학·영어 영역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을 확률이 7.1%였지만, 월소득 200만원 미만 가구 학생의 1등급 비율은 0.9%에 그쳤다. 또한 부모 학력이 '대학원 졸 이상'인 경우 자녀의 1등급 비율은 4.6%였던 반면, '고졸 이하' 가정에서는 1.1%에 머물렀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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