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탐구 선택률 상승, 이공계 관심 확대…융합형 교육 필요성 대두
여전히 남아 있는 성별 격차와 과목 편중…맞춤형 교육 정책 필요
[피앤피뉴스=마성배 기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4일 2023년 ‘수학·과학 성취도 추이변화 국제 비교 연구(TIMSS 2023)’ 결과를 발표하며 한국 초·중학생들이 수학과 과학 성취도에서 세계 상위권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번 평가는 전 세계 58개국 초등학교 4학년과 44개국 중학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한국 학생들은 성취도와 정의적 태도(흥미·자신감) 모두 긍정적인 성과를 보여 교육 현장의 지속적인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2023 TIMSS에는 한국에서 초등학교 4학년 4,461명, 중학교 2학년 4,487명이 참여했다. 초등학생 수학 성취도 평균은 594점으로 싱가포르(636점), 대만(612점)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으며, 과학 성취도 평균은 583점으로 싱가포르(625점) 다음으로 높았다. 중학생은 수학에서 596점(3위), 과학에서 545점(4위)으로 글로벌 상위권을 유지했다.
<자료 제공: 교육부>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수월 수준(625점 이상)에 해당하는 비율이 수학에서 36%, 과학에서 28%로 나타나 국제 중앙값(7%)을 크게 초과했다. 중학생 또한 수학 수월 수준 비율이 40%(국제 중앙값 7%), 과학은 18%(국제 중앙값 6%)로 높은 성취를 보였다.
TIMSS 결과에서 성별 점수 차이는 여전히 남학생에게 유리하게 나타났다. 초등학교 4학년의 경우 수학에서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17점 높았으며, 과학에서는 15점의 차이를 보였다. 중학교 2학년에서는 성별 점수 차이가 수학 6점, 과학 5점으로 다소 줄어들었다.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에서 나타나는 경향으로, 수학·과학 분야에서 여학생의 성취도를 높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
과목별로 살펴보면, 초등학생의 경우 수학에서 '수와 연산' 영역의 성취도가 가장 높았으며, 중학생에서는 '기하' 영역이 강점을 보였다. 과학에서는 초등학생이 '생명과학' 영역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냈고, 중학생은 '물리학'과 '지구과학'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탐구영역에서는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의 비중이 세분화됐다. 사회탐구에서는 '사회문화'가 가장 높은 선택을 받았으며, 과학탐구에서는 '지구과학Ⅰ'이 가장 인기 있는 과목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과학탐구 선택 비율은 39%로 과거보다 상승해 이공계 분야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학생들의 수학·과학에 대한 정의적 태도도 눈길을 끈다. 초등학생의 경우 수학·과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이 TIMSS 2019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상승했다. 중학생은 수학·과학에 대한 흥미, 자신감, 가치 인식이 모두 개선되며 학습 동기가 강화됐다.
한국 학생들은 수학·과학 수업에 인터넷을 활용하는 비율이 국제 평균보다 낮았으나, 교사의 수업 명료성이 높게 평가됐다. 초등학생 74%, 중학생 48%가 교사의 명확한 수업 진행이 성취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해 수업 방식이 주요 성공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됐다.
한국의 초·중학생은 성취도 면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부 과목에서 성취도 하락이 관찰됐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의 수학 성취도 평균은 지난 TIMSS 2019보다 소폭 하락했다. 또한, 남녀 간 성취 격차와 탐구영역 선택 편중 현상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교육부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정책 방향을 설정할 계획이다.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학습 지원, 흥미 기반의 탐구학습 강화, 학생 주도형 프로젝트 수업 확대 등을 통해 학생들의 정의적 태도와 학업 성취도를 함께 향상시키겠다는 방침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이번 TIMSS 결과는 한국 교육이 수학과 과학에서 여전히 세계적 수준임을 입증한 동시에,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강화할 필요성을 보여줬다”며 “성취도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흥미와 자신감을 지속적으로 키워주는 교육 환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험생과 학부모는 12월 6일부터 전국 학교와 교육청, 또는 인터넷을 통해 성적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성적표에는 영역별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등이 표시되며, 이를 통해 학생 개인별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고 향후 학습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TIMSS 결과는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교육 혁신을 위한 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며 “한국 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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