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법시험이 지난해 폐지된 이후 로스쿨은 유일한 법조인 배출 통로가 됐다. 그러나 로스쿨의 높은 등록금은 도입 당시부터 늘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며, 서민들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에 각 로스쿨들은 장학금을 최대한 마련하였고, 실력만 있으면 경제적인 부담 없이 누구나 법조인이 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실제로 로스쿨이 처음 도입된 지난 2009년 25개 로스쿨 평균 장학금 지급 비율은 46.79%를 기록했다. 더욱이 강원대(85%)를 비롯하여 건국대(75%), 인하대(70.1%) 등 10개 로스쿨은 입학생 절반 이상이 장학금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로스쿨 출범 10년이 지난 지금 장학금 지급 비율은 큰 폭으로 감소하며, 계층 이동 사다리가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5개 로스쿨의 장학금 지급 비율과 관련하여 바른미래당 이찬열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로스쿨 학교별 등록금 총액 대비 장학금 지급률’에 따르면, 로스쿨 도입 첫해 46.79%에 육박하던 장학금 지급률은 9년이 지난 2017년에는 34.9%로 11.9%p가 줄어들었다.
특히 사립대의 경우 9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2009년 48.87%에서 2017년 34.2%로 급감했다. 국립대 역시 첫해 44.23%의 장학금 지급률을 보였으나 2017년 36.5%로 점차 감소하였다.
2009년부터 2017년까지 25개 로스쿨의 장학금 지급 비율은 ▲2009년 46.79% ▲2010년 43.08% ▲2011년 41.06% ▲2012년 39.41% ▲2013년 38.2% ▲2014년 37.4% ▲2015년 38.4% ▲2016년 36.9% ▲2017년 34.9% 등이었다.
더욱이 ‘2018년도 1학기 로스쿨 장학금 신청자 소득분위 산정결과’에 따르면, 전국 25개 로스쿨에서 고소득층에 해당하는 9분위(월 소득 903만원~1,355만원)와 10분위(월 소득 1,335만원 초과) 학생은 장학금을 신청한 4,539명 중 43%로 집계됐다. 특히 로스쿨 재학생 중 고소득층의 비율은 2016년 2학기 44.9%, 2017년 1학기 45.7%, 2017년 2학기 41.9%로 꾸준히 높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스쿨 장학금 비율이 감소하는 것과 관련하여 교육부는 “2016년 국공립대 10개교가 5년간 등록금을 동결했고 사립대 15개교는 등록금을 15% 인하해 장학금 재원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장학금 지급률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스쿨이 고소득층을 위한 제도라는 비판을 해소하기 위해 장학금 지급률을 30% 이상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점검하고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찬열 의원은 “사법시험이 폐지된 후, 법조계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로스쿨인데 장학금은 날이 갈수록 줄어들어 교육부가 의무화한 장학금 지급 비율 마지노선 30%의 기준만 지키기에 급급하다”며 “로스쿨이 높은 학비, 입학전형의 투명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고소득층 자녀를 위한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로스쿨은 체계적인 이론실무 법학교육을 통한 법학교육의 정상화를 도모하고 우수한 전문 법조인을 양성한다는 명목 하에 수도권 15개교, 지방권 10개교로 2009년 처음 도입됐다. 로스쿨은 지난해까지 약 2만 여명의 법조인을 배출하며 ‘출세의 등용문’이라고 불린 사법시험이 폐지된 후 현재 법조인이 되는 유일한 관문으로 남았으나 높은 학비와 입학과정의 불투명성 등의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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