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이동춘 변호사의 법률이야기] 집단표시에 의한 모욕죄에 관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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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춘 변호사의 법률이야기] 집단표시에 의한 모욕죄에 관한 사례

이선용 / 기사승인 : 2020-04-06 09: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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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춘 변호사.jpg
▲ 이동춘 변호사(법무법인 집현)
 
[이동춘 변호사의 법률이야기] 집단표시에 의한 모욕죄에 관한 사례
- 2014. 3. 27. 선고 2011도15631 판결을 중심으로 -
 
1. 이 사건의 사실관계 및 쟁점
 
국회의원인 甲은 식당에서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에 참여한 대학생 20명, 동료 국회의원, 甲의 보좌관 및 비서 등과 뒤풀이 회식을 갖게 되었다. 회식 도중 아나운서가 되겠다는 여대생 2명에게 기자가 낫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아나운서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 A여대 이상은 자존심 때문에 그렇게 못하더라”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甲의 발언은 이틀 뒤 신문에 게재되었고, 甲은 아나운서들에 대한 모욕죄로 공소제기되었다.
 
이 사안에서는 집단표시에 의한 모욕죄의 성립요건, 그중에서도 피해자의 특정이 쟁점이 되었다.
 
2. 원심 및 대법원 판결요지
 
원심은 甲이 이 사건 발언을 함으로써 공연히 8개 공중파 방송 아나운서들로 구성된 B연합회 회원인 여성 아나운서 154명을 각 모욕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甲의 이 사건 발언이 여성 아나운서들이라는 집단으로 표시되었고 B연합회에 등록된 여성 아나운서의 수가 295명에 이르지만, 甲의 지위와 이 사건 발언을 하게 된 경위, 표현 내용, 여성 아나운서 집단과 피해자들의 업무의 특수성, 피해자들에 대한 일반의 관심 그리고 피해자들이 생활하는 범위 내의 사람들이 이 사건 발언의 표현 내용과 피해자들을 연결시킬 가능성 등을 종합하여 볼 때, 甲의 위 발언은 여성 아나운서들 집단의 개별구성원, 적어도 B연합회에 등록되어 있는 회원들인 이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위험성이 있는 경멸적 표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모욕죄는 특정한 사람 또는 인격을 보유하는 단체에 대하여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성립하므로 그 피해자는 특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른바 집단표시에 의한 모욕은, 모욕의 내용이 집단에 속한 특정인에 대한 것이라고는 해석되기 힘들고, 집단표시에 의한 비난이 개별구성원에 이르러서는 비난의 정도가 희석되어 구성원 개개인의 사회적 평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에 이르지 아니한 경우에는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모욕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봄이 원칙이고, 비난의 정도가 희석되지 않아 구성원 개개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으로 평가될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모욕이 성립할 수 있다.

한편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것으로 여겨질 정도로 구성원 수가 적거나 당시의 주위 정황 등으로 보아 집단 내 개별구성원을 지칭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는 때에는 집단 내 개별구성원이 피해자로서 특정된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구체적인 기준으로는 집단의 크기, 집단의 성격과 집단 내에서의 피해자의 지위 등을 들 수 있다. (중략) 甲의 이 사건 발언은 비록 그 발언 내용이 매우 부적절하고 저속하기는 하지만 위 발언으로 인하여 곧바로 피해자들을 비롯한 여성 아나운서들에 대한 기존의 사회적 평가를 근본적으로 변동시킬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하는 점, 피해자들을 비롯한 여성 아나운서들은 방송을 통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사람들이어서 그 생활 범위 내에 있는 사람들이 문제된 발언과 피해자들을 연결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그 집단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모욕이 된다고 평가하게 되면 모욕죄의 성립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시킬 우려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甲의 이 사건 발언은 여성 아나운서 일반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서 그 개별구성원인 피해자들에 이르러서는 비난의 정도가 희석되어 피해자 개개인의 사회적 평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에까지는 이르지 아니하므로 형법상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3. 판례 해설
 
일반적으로 집단표시에 의하여 명예훼손이나 모욕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그 집단이 특정되고 그 구성원의 수가 어느 정도 제한되어야 하며, 그 내용이 예외를 인정하는 평균적 판단이 아니어야 한다. 이 사안에서는 아나운서라는 집단이 어느 정도 특정되었으나, 그것만으로는 구체적인 피해자가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고, 발언의 경위와 상대방, 발언 당시의 상황, 그 표현의 구체적 방식과 정도 및 맥락 등을 고려할 경우 여성 아나운서들에 대한 기존의 사회적 평가를 근본적으로 변동시킬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기 때문에 아나운서들에 대한 모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대상판결의 결론은 타당하다.
 
이 사건의 1심 및 2심 판결이 선고된 직후인 2011년 11월 24일 관련 민사사건(아나운서들이 甲을 상대로 명예훼손 내지 모욕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 1심에서는 甲의 위와 같은 언사만으로는 피해자가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2심에서 원고들이 소를 취하함으로써 결국 2012년 8월 14일 종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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