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이동춘 변호사의 법률 이야기] 거짓 주장을 위한 양형자료의 제출과 증거위조죄의 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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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춘 변호사의 법률 이야기] 거짓 주장을 위한 양형자료의 제출과 증거위조죄의 성부

이선용 / 기사승인 : 2021-04-16 1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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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춘 변호사.jpg
법무법인 집현 이동춘 변호사

 

거짓 주장을 위한 양형자료의 제출과 증거위조죄의 성부

- 대법원 2021. 1. 28. 선고 2020도2642 판결 -

 

1. 이 사건의 사실관계 및 재판의 경과

변호사인 甲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발주하는 공사를 丙회사가 수주할 수 있도록 알선해주는 대가로 3억 5,600만원 상당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 및 추징금 3억 5,600만원 상당을 선고받은 乙로부터 ‘(항소심에서) 감형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에 甲은 乙에게 ‘丙회사 측으로부터 받은 돈을 모두 반환한 것으로 하면 감형을 받을 수 있다. 반환할 돈이 없으니 丙회사 측에 돈을 입금한 후 돌려받고 이를 반복하며 돌려막기를 하는 방법이 있다’는 취지로 조언하였고, 乙은 이를 수락하였다.

 

甲은 乙의 누나인 丁에게 丙회사 명의 계좌로 금원을 이체하도록 하였다. 丁은 3억 5,000만원을 丙회사 명의 계좌로 이체한 후 그 즉시 丙회사 측으로부터 丁 명의 계좌로 위 3억 5,000만원을 반환받았으며, 위와 같이 허위로 만든 입금자료를 甲에게 팩스로 송부하였다.

 

이에 甲은 위와 같이 丙회사 측에 반환한 금원이 전혀 없음에도 乙이 丙회사 측으로부터 받은 3억 5,000만원을 丙회사 측에 모두 반환하였다며 乙의 항소심 재판부에 위와 같이 丁으로부터 받은 종합전표와 입금확인증을 제출하고, 乙이 수수한 알선 대가를 전액 반환하였으니 감형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이 기재된 변론요지서를 제출하였던바,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乙의 형량을 6개월 감형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였다.

 

검사는 甲의 이 같은 행위가 증거위조죄 등에 해당한다며 甲을 기소하였고, 1심 재판부는 甲은 자신이 담당한 형사사건에 대한 양형자료를 허위로 만든 것은 증거조작에 해당한다며 甲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였다(전주지방법원 2019. 6. 12. 선고 2018고단2567 판결).

 

甲은 법리오해, 사실오인, 양형부당으로 검사는 양형부당으로 각 항소하였고, 항소심 재판부는 형법 제155조 제1항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에는 범죄의 성부에 관한 자료는 물론 양형에 관한 자료가 포함되고, 甲이 乙 등과 공모하여 丙회사 명의 계좌에 금원을 송금한 후 다시 되돌려받는 방법으로 丁과 丙회사 사이에 무의미한 입출금 내역을 발생시킨 후, 전체 거래내역 중 일부인 입금내역만을 발췌하여 법원에 양형자료로 제출한 행위는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만들어낸 증거로서 허위의 요건사실에 부합하는 내용과 가치를 지닌 기존에 없던 부진정한 자료를 작출한 행위이므로 증거를 ‘위조’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甲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여 1심을 유지하였다(전주지방법원 2020. 1. 30. 선고 2019노792 판결). 이에 甲은 상고하였다.

 

이 사안에서는 증거위조죄에서의 ‘증거’에 양형자료가 포함되는지, 허위 주장을 하기 위해서 내용상 허위가 없는 문서를 만든 것도 ‘증거위조’에 해당하는지 등이 쟁점이 되었다.

 

2. 대법원 판결요지(파기환송)

[1] 형법 제155조 제1항의 증거위조죄에서 말하는 ‘증거’란 타인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관하여 수사기관이나 법원 또는 징계기관이 국가의 형벌권 또는 징계권의 유무를 확인하는데 관계있다고 인정되는 일체의 자료를 뜻한다. 따라서 범죄 또는 징계사유의 성립 여부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형 또는 징계의 경중에 관계있는 정상을 인정하는 데 도움이 될 자료까지도 본조가 규정한 증거에 포함된다.

 

[2] 형법 제155조 제1항은 타인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 은닉, 위조 또는 변조하거나 위조 또는 변조한 증거를 사용한 자를 처벌하고 있고, 여기서의 ‘위조’란 문서에 관한 죄의 위조 개념과는 달리 새로운 증거의 창조를 의미한다. 그러나 사실의 증명을 위해 작성된 문서가 그 사실에 관한 내용이나 작성명의 등에 아무런 허위가 없다면 ‘증거위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설령 사실증명에 관한 문서가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서 허위의 주장에 관한 증거로 제출되어 그 주장을 뒷받침하게 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3. 판례 해설

대상판결은 원심이 형법 제155조 제1항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에 양형자료가 포함된다고 본 것은 정당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허위 사실을 뒷받침하는 데 사용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내용과 작성명의에 아무런 허위가 없는 증거를 증거위조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은 법률 문언이 가진 통상적인 의미를 넘어 부당하게 처벌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어서 허용되지 않는 점, 형법 제155조 제1항의 ‘증거의 위조’란 ‘증거방법의 위조’를 의미하므로, 위조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증거방법 자체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그것을 통해 증명하려는 사실이 허위인지 진실인지 여부에 따라 위조 여부가 결정되어서는 안 되는 점, 양형의 기초가 되는 정상관계 사실은 형사소송법 제307조가 규정한 엄격한 증명의 대상에도 해당하지 않는 점, 증거 자체에는 아무런 허위가 없으나 그 증거가 허위 주장과 결합하여 허위사실을 증명하게 되는 경우, 이러한 행위를 처벌하는 구성요건을 신설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형법 제155조 제1항이 규정한 ‘증거위조’의 의미를 확장해석하는 방법으로 그 목적을 달성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점 등을 근거로, 甲의 이 사건 행위가 증거위조죄의 ‘위조’에 해당한다는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변호사가 의뢰인인 피고인의 형량을 낮추기 위해 재판부에 제출한 양형자료는 증거에 해당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거짓 주장을 하더라도 증거 자체가 허위가 아닌 이상 증거위조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이다.

 

대상판결은 형법 제155조 제1항이 규정한 ‘증거’에 양형에 관한 자료가 포함된다는 점, 증거방법 자체에 아무런 허위가 없다면 그것이 부진정한 사실관계를 입증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증거의 위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명시적으로 판시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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