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한·중 출판학자 10인 ′같은 결론′… "AI는 출판의 대체자 아닌 증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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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출판학자 10인 '같은 결론'… "AI는 출판의 대체자 아닌 증폭자"

서광석 기자 / 기사승인 : 2026-07-01 09:4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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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출판학회 제공

 





사단법인 한국출판학회·중국신문출판연구원, 「제24회 한중출판학술회의」 30주년 맞아 공동 개최. 양국 학자 10인이 5개 주제 발표·토론 끝에 다섯 가지 공통 결론에 도달했다.

사단법인 한국출판학회(회장 김진두)가 주최하고 중국신문출판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제24회 한중출판학술회의」가 6월 23일(화) 경기 과천 비상교육 사옥 L층 비바룸(Ground V)에서 열렸다. 1996년 첫 개최 이후 30주년을 맞는 자리다.

올해 대주제는 「AI 시대 출판 산업의 위기와 기회」. 한국과 중국 양국 출판 학자 10명이 5개 주제를 놓고 발표·토론을 벌인 끝에, 입장과 사례는 달랐지만 다섯 가지 결론에 같은 방향으로 모였다.


첫째, AI는 출판의 대체자가 아니라 증폭자라는 것. 장샤오빈 중국신문출판연구원 출판인쇄산업연구소장은 "인공지능은 출판에 '창조적 파괴'가 아니라 역량 강화를 가져온다"며 한국 윤석열 정부의 AI 디지털 교과서(AIDT) 사업 좌초를 근거로 들었다. 76종이 검정을 통과하고도 적용률이 30%에 그쳐, 2025년 8월 국회가 정식 교과서가 아닌 '수업 참고 자료'로 내린 사례다. 종이 교과서의 권위는 AI도 쉽게 흔들지 못한다는 것이다. 배진석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선임도 "AI 시대 출판정책은 정부 혼자가 아니라 출판계·기술기업·국제기구가 함께 짜는 다층적 거버넌스로 진화해야 한다"며 같은 진단에 힘을 보탰다.


둘째, 정보가 범람할수록 편집자·출판사의 게이트키핑, 즉 믿을 만한 내용을 가려 내보내는 역할은 오히려 강해진다는 것. 양쿤 중국신문출판연구원 출판법제·저작권연구소 부소장은 "AI는 출판업을 뒤흔든 것이 아니라 출판 본연의 역할로 되돌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검증을 거친 콘텐츠가 희소 자원이 되는 시대라는 뜻이다.


셋째, 출판의 정체성을 "책 판매"에서 "콘텐츠 제품·서사 자산(IP) 판매"로 다시 잡아야 한다는 것. 이문학 인천대 교수는 밀리의서재 'AI 독파밍' 같은 사례를 들어 출판이 데이터 기반 경험 산업으로 옮겨간다고 봤고, 공병훈 협성대 교수는 한 편의 이야기를 웹툰·영상·게임으로 넓혀 가는 트랜스미디어 IP 모델을 제시했다. 양쿤 부소장은 2025년 한 해 틱톡에서만 6만 편이 나와 700억 회 넘게 재생된 중국 AI 만화 드라마 시장을 그 방증으로 들며, 출판사가 "도서 판매"에서 "콘텐츠 제품 판매"로 옮겨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넷째, 종이와 디지털은 대립이 아니라 공존한다는 것. 윤미진 한국폴리텍대 교수가 프리미엄 종이책과 디지털을 함께 가져가는 공존 모델을 내놓았고, 양춘란 중국신문출판연구원 출판연구소 부소장은 종이-디지털 융합 수입이 2024년 97억 위안 규모로 큰 점을, 티엔페이 출판연구소 부연구원은 2025년 종이책 60.0%·디지털 80.8%라는 "종이-스크린 공존" 데이터를 들어 뒷받침했다. 같은 해 한국 성인 독서율 38.5%와 대비되며 양국이 같은 독서 위기를 서로 다른 그림으로 마주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다섯째, 표준화·라벨링·저작권이 새로운 핵심 인프라가 된다는 것. 리치 중국신문출판연구원 부연구원은 AI 콘텐츠를 인간 개입도에 따라 세 유형으로 나눠 표기하는 학술출판 표준 3종을 소개했고, 윤미진 교수는 출판물에 AI 개입 등급을 매기는 「AI-Human Collaboration Label(AI·사람 협업 표시)」을 제안했다. 배진석 선임은 한·중 공동 저작권 가이드라인을 4대 협력 과제의 첫머리에 올렸다.


한국출판학회 김진두 회장은 "AI는 출판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출판의 가치와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는 기술"이라며 "앞으로도 한·중 양국이 지속적인 학술 교류와 공동 연구로 출판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함께 이끌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국신문출판연구원 예일 부원장도 "30주년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협력을 한층 심화하겠다"고 화답했다.


30년 동안 비교와 차이의 학문이던 한·중 출판학이 AI 시대에 비로소 같은 문제를 함께 푸는 협업의 학문으로 자라고 있음을 확인한 자리였다.

 

피앤피뉴스 / 서광석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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