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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리포트] 경찰 수사편의에 제동 건 대법원

/ 기사승인 : 2017-07-20 13: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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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현.JPG
 

 

간밤에 술자리를 가진 뒤 음주운전을 하지 않기 위해 차량을 술집 근처에 두고 귀가한 A. 그는 다음날 아침 차를 빼달라는 경찰의 전화를 받고 주차한 곳으로 나갔다. 차량을 2m가량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A씨는 작업 중이던 인부 B씨와 시비가 붙게 됐다.

 

B씨는 A씨가 음주운전을 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음주측정기를 갖고 오지 않아 A씨에게 경찰서로 동행해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A씨는 이를 거부했고 경찰은 음주운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후 경찰은 세 차례에 걸쳐 음주측정을 요구했으나 A씨는 계속 불응했고, 그는 음주측정거부죄로 재판을 받게 됐다.

 

이러한 현행범 체포는 적법할까. 그리고 A씨의 행위를 유죄로 판단한 1·2심 판결은 정당할까.

 

형사소송법 제211조에서 현행범이란 범죄를 실행 중이거나 실행 직후인 자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문의 핵심 개념표지는 행위의 가벌성, 범죄의 현행성, 시간·장소적 접착성이다. 체포의 필요성(도망 및 증거인멸 우려)도 요구된다.

 

따라서 이미 범죄가 이뤄진 지 한참이 지났거나 장소적으로도 상당히 떨어진 거리에서 범인을 발견한 경우에는 범인임이 명백하다고 확신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범죄의 현행성과 시간적 접착성이 결여돼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없다. 누구라도 범죄와 범인을 명백히 알 수 있는 경우에 한해 누구든 체포할 수 있게 만든 제도가 현행범 체포임을 유의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운전자는 술을 마신 때로부터 이미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뒤 운전을 했으므로, 음주운전죄를 저지른 범인인지 명백하지 않다. 또 경찰의 요구에 따라 차량을 2m가량 움직인 것에 불과해 스스로 운전할 의사를 가졌다거나 차량을 이동시킨 후에도 계속해 운전할 태도를 보인 것은 아니어서 음주운전의 고의도 없었다. 따라서 경찰관의 행위는 현행범 체포의 요건을 해석하는 데 있어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것으로 위법한 체포가 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대법원 201619907 판결)이다.

 

특히 출동한 경찰관은 현장에서 음주 여부를 측정할 수 있었지만 과실로 장비를 챙겨오지 않아 A씨에게 경찰서까지 가자고 요구한 것이 되므로 임의동행 거부를 빌미로 현행범 체포한 것은 불필요한 행위다. 운전자의 임의동행 거부행위가 현장에서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하려 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위법한 체포 상태에서 음주측정을 거부한 것은 무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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