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5급 공채 및 외교관선발 1차 시험 난도가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9일 전국 18개 시험장에서 치러진 올해 1차 시험에 대해 응시생들은 쉽지 않은 난도였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올해의 경우 1교시 언어논리와 헌법, 3교시 상황판단이 유독 어려웠다는 응시생들이 많았다. 이 같은 응시생들의 체감난이도는 수험전문가들의 난이도 분석에서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9일 오금중학교 시험장에서 만난 한 응시생은 “1교시 헌법부터 꼬이기 시작했다”고 말문을 연 후 “헌법의 경우 어느 정도는 예상했지만 부속법률에서의 출제 비중이 아주 높았고 문제 자체도 어려웠다”고 시험 후기를 전했다. 이어 “헌법에서 멘탈이 흔들려서인지 언어논리 문제를 풀 때도 집중이 안됐다”며 “언어논리는 독해가 유독 많았고, 제시문에서 요구하는 정보량도 많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응시생은 “올해 시험에서 가장 어려웠던 과목은 단연 ‘상황판단’”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응시생은 “이전 시험과는 출제 패턴이 많이 바뀌었다”며 “특히 논리 퀴즈 문제가 유독 어려웠다”고 전했다. 반면 2교시 자료해석은 계산을 요구하는 선지의 비중이 늘었지만, 문제 출제 패턴 등이 이전 시험과 비슷했고 난도도 그리 높지 않았다는 것이 응시생들의 중론이었다.
■헌법, 부속법령 ‘폭탄’…자칫 ‘헌탈자’될 수도 있어
올해 5급 공채 1차 시험의 경우 헌법 과목이 복병으로 떠올랐다. 평소 헌법 과목을 소홀히 공부한 수험생들은 ‘헌탈자(헌법 탈락자)’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임재경 박사는 “올해 5급 공채 헌법은 부속법률에서의 출제 비중이 증가하였을 뿐 아니라 난도도 높아 헌법 조문 중심으로 편하게 공부한 수험생들의 경우 ‘헌탈’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 문항 중 17개 문항에서 개별 법률에서 선지를 구성했기 때문에 수험생들의 부담이 작년보다 더 커졌다”며 “2019년에는 헌정사가 출제됐고, 범죄피해자보호법과 개인정보보호법, 사면법, 지방자치법, 국적법, 국회법 등 개별 법률이 주요 문제에서 단독 및 선지로 출제되었다”고 분석했다.
강성민 변호사 역시 “올해 5급 공채 1차 시험의 경우 헌법 과락률도 작년처럼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헌법조문 및 부속법령이 포함된 문제가 25문제 중 18문제에 해당하는데, 이와 같은 출제경향이 문제 전체의 난도를 높이는 데 일조를 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언어논리 제시문의 정보량 많아, 상황판단 유형별 전략적 사고 중요
PSAT 영역 중에서는 언어논리와 상황판단의 난도가 높았다. 올해 언어논리는 독해영역 비중이 늘어난 반면 논리영역의 출제는 줄었다. 특히 제시문의 소재가 어렵거나 글의 밀도가 높은 정보의 양이 많아 실전에서의 체감난도가 높았다는 것.
김승환 강사(언어논리)는 “올해는 일치부합추론 문제가 14개로 전년 대비 2문제 늘었으며, 병렬제시형이 4문제, 특수질문형이 2문제 늘어나는 등 독해 비중이 높아졌다”며 “이와 달리 논리 퀴즈 문제와 강화약화논증 유형은 각각 1문제, 4문제 감소하였다”고 분석했다.
박은경 강사(언어논리) 역시 올해 언어논리는 독해력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은경 강사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얼마나 ‘몰입’해서 집중력 있고 체계적으로 접근했느냐가 이번 언어논리 성패를 결정했을 것”이라며 “이러한 몰입도와 집중도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글을 읽고 사고하는 기초체력, 즉 독해력에 의해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는 2018년 시험과 비교했을 때 지문의 난도가 높아졌다기보다, 선지의 판단에 있어 시간을 요하는 경우가 많아 체감 난이도가 높았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쉽게 읽혀도 선지는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대부분이었고, 단순 부합 일치형 선지가 사라지고, 추론형 선지들로 구성하였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PSAT에서 가장 난도가 높았다고 평가되는 상황판단의 경우 논리 퀴즈 문제가 증가했을 뿐 아니라 난도도 급격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재 강사는 “상황판단은 논리 퀴즈에 대한 유형별 접근이나 전략적인 사고가 중요한 시험이었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시험 유형의 변화에 대한 대응을 잘 한 수험생이 그렇지 않은 수험생보다 유리한 결과를 가져오는 시험이었다”고 말했다.
지평 강사는 “올해 상황판단은 지속적으로 출제되는 형태에 변화가 있기에 그러한 변화들에 대하여 적응하기 어려운 수험생들에게 어려움이 있는 시험”이라며 “또 논리 논증 문제와 같은 최근에 나타나지 않던 유형들이 출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9년도의 경우 수리 감각이 필요한 문제가 29문제 이상 출제됐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산술능력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PSAT에서 가장 난도가 낮았다고 평가되는 자료해석은 ‘누가 더 익숙한가에 대한 측정’이었다는 의견이다.
서주현 강사는 “올해는 기존의 패턴과 익숙한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며 “다만 평소에 실수가 많아 푼 문제를 다시 검산한 수험생이라면 실 소요되는 시간이 더 길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즉 난이도 자체는 낮은 편이지만, 문제풀이에 시간 소요가 많이 되기 때문에, 실제 시험시간 내에서 얼마나 많은 문제를 풀어내느냐에 따라 점수 획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편, 올해 5급 공채 및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에는 최종 370명 선발에 13,478명 지원하여 평균 36.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1차 시험 합격자는 4월 8일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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