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은 나와의 싸움. 자신을 믿되, 합리화하지 말 것”

어떤 시험이 됐든, 그 시험을 준비하면서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수험생은 아마 없을 것이다. 물론 당찬 포부로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높은 난도의 시험과 경쟁률은 자신감 앞에서 너무도 커다란 장벽이다.
올해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최연소 합격자 김한슬 씨는 외교관 시험을 준비할 당시 주변에서도 “그 시험 어렵다더라라며 겁을 주곤 했다”라며 “그렇지만 외교관 시험은 나와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믿되, 합리화하지 말 것. 자신을 믿고, 묵묵히 길을 간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라고 전했다.
결과적으로는 좋았지만 사실 김한슬 씨도 시험을 준비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1차 시험 이후 2차 시험 준비를 하면서 운동을 그만두게 됐고, 신체적으로도 매우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한다. 장시간 책상에 앉아 있다보니 허리와 다리가 아팠고, 특히 2차 시험 2주 전에는 오른손에 반깁스를 하면서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매우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합격’이라는 결과.
공부를 소홀히 했다가 결과가 안 좋게 나온다면 그 누구의 탓도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버텼다고. 이에 공무원 신문의 대표적 저널인 고시위크는 최연소 합격자 김한슬 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김민주 기자 gosiweek@gmail.com
Q. 본인 소개
안녕하세요. 2019년도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에 합격한 김한슬입니다. 힘들었던 시기를 거쳐 이렇게 합격자로 여러분과 인사할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는 대구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4학년에 재학 중입니다.(이하에서는 2018년 시험을 초시, 2019년 시험을 재시로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2018년 2학기에 학교에 복학해서 고시공부를 병행했었는데 이 시기는 복학으로 부르겠습니다.)
Q. 외교관 시험을 준비하게 된 계기
저는 어릴 적부터 외국어를 배우는 것을 좋아했고, 부족하지만 외국인들과 대화하는 것에 적극적이었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영자신문부 편집장을 하면서 국내외 문제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한국에게 ‘외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언어와 국제문제에 대한 관심으로 외교관을 꿈꾸게 되었고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하였습니다. 이후 본격적으로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Q. PSAT 준비 과정
초시 때는 자료해석과 언어논리 과목만 인강으로 기본강의를 수강하고 그 이후로는 계속 기출을 풀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이 시기에 기본강의를 실강으로 수강해서 조금 더 빡세게 하지 않은 점, 기출풀이만을 하고 모의고사 등을 풀이하지 않은 점이 아쉽습니다. 무엇보다도 초시때 PSAT을 잘 다져놓으면 혹여나 2차에서 좋은 결과를 받지 못하더라도 재시에서 2차 공부에 더욱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어 더욱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후에,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학원에서 자료해석과 상황판단 기본강의를 실강으로 수강하였습니다. 실강 수강의 경우 많은 자료들을 무료로 받을 수 있어 장점이 있습니다. 복학하여서는 논리학 교양과목을 수강하였는데 이것이 언어논리, 특히 논리문제 풀이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토요일마다 자료해석 기본서를 복습하였고, 자료해석 심화강의는 학교수업 관계로 인강으로 수강하였습니다.
재시 1차 공부 기간에는 각 과목별 모강을 풀이하였고 이후에는 기출을 풀이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시에서 1차 시험에 턱걸이로 합격하였다는 점에서 제 PSAT 준비과정이 좋은 방법이라고 추천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Q. PSAT 공부의 어려움은 무엇이었습니까?
PSAT의 경우 저에게는 오히려 2차 공부보다 더욱 힘들었습니다. 저는 소위 말하는 ‘PSAT형 인간’과는 매우 거리가 먼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료해석의 경우 계산이 느려서 매우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강의 수강하면 무료로 주는 계산연습책을 두 권 반복해서 풀어보았고, 무엇보다도 처음 보았을 때 어려워보이는 문제는 그냥 넘어가버리는 연습을 제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Q. 2차 시험 준비 과정
2차 시험은 과목별로 작성하려고 합니다. 공통적으로 저는 강사님들께 질문을 매우 자주 하였는데, 모르는 부분은 반드시 질문을 통해 확인하고 넘어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경제학의 경우, 초시 때 예비순환부터 3순환까지 모두 수강하였습니다. 예습과 복습을 모두 하려고 노력하였는데, 시간이 부족한 경우에는 복습이라도 빼먹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복학을 하여서는 국제무역론과 화폐금융론을 수강하였습니다. 이후 3순환을 수강하였고 3순환 이후에, 같이 공부하던 언니와 두명이서 시간을 재고 기출을 5~60점씩 매일 푸는 스터디를 진행하였습니다. 국제경제학의 경우 초시 때는 3순환은 수강하지 않았으나 재시 때는 3순환을 수강하였습니다.
국제법은 초시 때는 예비순환, 1순환, 2순환을 수강하였습니다. 2순환의 경우 1차에서 떨어진 이후 3순환 기간에 인강으로 수강하였습니다. 이 시기에 아쉬운 점은 별도의 노트정리를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 시기에 하길 잘 했다고 생각하는 점은 기본서를 순환마다 1회독하여 3회독을 마친 점입니다. 저는 법 과목 자체를 처음 공부하였으므로 소위 ‘리걸 마인드’가 없는 사람이었는데 기본서 회독을 통해 부족하지만 법적 사고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복학하여서는 인강으로 1순환을 들으면서 노트정리를 시작하였습니다. 답안특강을 수강하기도 하였는데 시간적 한계로 1개월밖에 수강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3순환을 들으면서 노트정리를 추가하고 수정해나갔습니다. 시험 전날에도 노트를 한번 훑으며 공부하였습니다.
국제정치학의 경우 초시 때 예비순환, 1순환, 3순환을 수강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 느낀 점은 다른 과목과는 달리 국제정치학은 예비순환이나 1순환 등을 통해 수험범위를 획정한 다음, 여러 단행본을 통해 정리해나가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었습니다. 복학을 하여 국제정치이론관련 수업 하나, 외교사 관련 수업 하나를 수강하면서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스터디를 통해 ‘20세기의 유산 21세기의 진로’를 장별로 정리하였습니다. 3순환은 인강으로 수강하며 모의고사의 경우 스터디를 통해 함께 작성하였습니다. 이 시기에 ‘왈츠 이후’, ‘현대 국제관계이론과 한국’ ‘변환의 세계정치’를 다시 읽으며 부족한 내용을 보충하였습니다.
Q. 어려웠던 과목과 그 대책
세 과목 공부가 어느 정도 된 이후에는 학제간통합논술이 가장 난해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시험 약 한 달 전부터 스터디를 통해 2013년도 기출부터 한 세트씩 매일 시간을 재고 풀고 서로 코멘트를 하는 방식으로 준비하였습니다. 제시문을 최대한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터디를 통해서도 답이 도출되지 않는 문제들의 경우 각 과목의 강사님들께 찾아가서 여쭈어보곤 했었는데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 인사 드립니다.
Q. 2차 시험에 임박하여서는 어떻게 학습했는지
경제학의 경우 3순환 모의고사와 기출을 중심으로 복습하였습니다. 그리고 주요 개념 등 암기가 필요한 부분만 따로 모아두고 시험 전날이나 시험 당일에 계속 확인했습니다. 국제법의 경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노트정리를 중심으로 복습하였고 기출과 중요판례를 중심으로 나올만한 주제를 골라서 그 부분은 조금 더 열심히 복습하였습니다. 국제정치학도 정리해 둔 것을 중심으로 복습하였습니다.
Q. 면접 준비
면접의 경우 일반외교, 지역외교, 전문외교 총 60명이 모두 함께 조를 짜서 스터디를 진행합니다. 이를 통해 집단토의, 직무역량면접을 대비할 수 있습니다. 인성면접의 경우 원래부터 함께 공부하던 사람들과 예상문제를 만들어 서로 문제를 바꾸어가며 모의 면접을 두 차례 실시하는 방식으로 준비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외교부나 인사혁신처 사이트 자료 등을 프린트하여 숙지하고자 하였습니다.
Q. 시험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며, 또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말씀해 주세요.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보다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었습니다. 그런데 1차 시험 이후 2차 시험 준비에 몰두하며 운동을 그만두게 되면서 신체적으로도 매우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장시간 책상에 앉아 있다보니 허리와 다리가 아팠고, 특히 2차 시험 2주 전에 오른손에 반깁스를 하면서 약을 먹고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니면서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매우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핑계로 공부를 소홀히 했다가 결과가 안 좋게 나온다면 그 누구의 탓도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버텼던 것 같습니다. 고향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오랜 친구가 있었는데, 독서실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며 서로 마음의 위로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Q. 외교관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에게 한마디.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주변에서도 그 시험 어렵다더라라며 여러분들에게 겁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외교관 시험은 나와의 싸움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을 믿되, 합리화하지 말 것. 여러분께서 자신을 믿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신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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