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최창호 변호사의 법조단상] 공소취소 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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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호 변호사의 법조단상] 공소취소 소고

피앤피뉴스 / 기사승인 : 2026-09-09 11: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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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취소 소고”

 

 

 

 

 

 

▲최창호 변호사
1. 개관

형사소송법상 공소취소(公訴取消)는 검사가 일단 제기한 공소(형사재판)를 제1심 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 철회하는 제도를 의미한다(형사소송법 제255조 제1항). 이는 무고한 피고인의 신속한 구제와 사법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법치국가적 목적을 지닌다. 그러나 최근 국가적·정치적 대형 사건을 둘러싸고 공소취소의 적절성을 검증하기 위한 '공소취소 특검'이나 '공소취소 특별법' 등 정치·입법적 시도가 거론되면서, 공소취소 제도는 형사소송법적 영역을 넘어 헌법상 검찰권의 한계와 사법권 독립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2. 형사소송법상 공소취소의 법적 구조와 요건

가. 공소취소는 오직 검사만이 주체가 될 수 있으며, 피고인이나 재판부에는 신청 권한이 인정되지 않는다. 행사의 시기적 한계는 공소제기 후부터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로 엄격히 제한되어 있어 항소심에서는 공소취소가 불가능하다. 방식은 서면 제출을 원칙으로 하되, 공판정에서는 구술로도 행할 수 있다.

나. 공소취소의 사유와 관련하여 주의할 점은 형사소송법 제255조가 공소취소가 가능한 구체적인 사유를 열거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공소취소가 가능한 사유를 ‘증거 부족’, ‘친고죄의 고소취소’, ‘반의사불벌죄의 처벌불원’, ‘소송조건의 흠결’ 등으로 한정하여 이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검사는 공소제기 후 사정의 변경, 증거관계의 재검토, 법률적 판단의 변경, 공소유지의 필요성 또는 상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소를 취소할 수 있다.

다. 실무상 처리
통상 공소취소는 위임전결규정에 의하여 검사장 전결인데, 검사장의 입장에서는 차라리 무죄를 선고받는 것을 희망할 뿐 공소취소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헌법재판소에서 형벌법규에 대한 위헌선고가 있을 경우에 공소취소를 하는 경우는 종종 발생한다.


3. 공소취소의 법적 효과

검사의 공소취소가 적법하게 제출되면 법원은 실체 판결을 하지 않고 형사소송법 제328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공소기각 결정으로 소송을 종료한다. 실체 판결 대신 형벌권의 유무를 판단하는 실체재판에 나아가지 않고 형식재판인 공소기각 결정으로 소송을 종결하는 것이다.

이 제도의 핵심적 통제 장치는 재기소의 제한이다. 형사소송법 제329조는 공소취소 후 "범죄를 증명할 만한 새로운 중요한 증거가 발견된 경우"에 한하여 동일한 범죄사실로 다시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이는 검찰의 공소권 남용 및 남소(濫訴)를 방지하고 피고인의 법적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4. 공소취소를 둘러싼 최근의 정치·입법적 쟁점: 특검 및 특별법 시도

최근 특정 사건에서 검찰의 공소취소 결정에 대해 외압 의혹이나 봐주기 수사 논란이 제기되면서 이를 정면으로 다루기 위한 특검 도입 및 특별법 제정 논의가 분출하고 있다.

가. 공소취소 특검(특별검사) 시도
① 내용 및 목적
검찰이 부당한 외압이나 정치적 고려로 공소를 취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될 경우, 독립된 특별검사로 하여금 공소취소 과정의 위법성 및 외압 여부를 수사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② 법적 쟁점
특검을 통한 수사는 검찰권 행사의 통제라는 긍정적 취지가 있으나, 이미 공소취소로 종료된 사건을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다시 수사 대상으로 삼을 경우 형사사법 절차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 또한 형사소송법 제329조가 요구하는 '새로운 중요한 증거'의 존재 여부를 특검 수사 과정에서 엄격히 판단해야 하는 법리적 과제가 남는다.

나. 공소취소 특별법 입법 논의
① 내용 및 목적
공소취소 권한이 부당하게 행사되지 않도록 요건, 절차, 사후 통제 장치를 제도화하려는 입법적 시도이다. 특정 사건에 한해 공소취소의 효력을 재검토하거나 수사기록 공개를 의무화하는 방식 등이 제안된다.
② 법적 쟁점
공소취소 절차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 검찰권 행사의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다. 반면, 입법부가 개별 사건의 공소 유지 여부나 취소 절차에 직접 개입하거나 소급적인 효력 재검토를 강제할 경우, 헌법상 권력분립의 원칙(준사법적 행정권 침해)과 사법권의 독립, 그리고 형사법상 체계정당성의 원리를 침해할 위험이 존재한다.


5. 헌법적 평가

공소취소 제도는 기소일원(독점)주의와 기소편의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검찰권 행사의 한 축이다. 최근의 특검 시도와 특별법 논의는 검찰권에 대한 민주적 통제의 필요성과 형사사법 제도의 안정성 확보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검찰권의 남용을 막기 위한 민주적 통제는 필수적이지만, 이는 헌법상 권력분립과 법치주의의 틀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공소취소 과정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특검이나 소급적 특별법 제정에 의존하기보다, 공소취소 결정 이유의 명확한 공개, 검찰 내부 심의 기구의 실질화, 피해자의 불복 절차 강화 등 객관적이고 상시적인 제도적 보완이 선행되어야 한다.

최창호 변호사
서울대 사법학과 학·석사 출신으로 1989년 3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군법무관을 거쳐 1995년에 검사로 임용되어 공안, 기획, 특수, 강력, 의료, 식품, 환경, 외국인범죄, 산업안전, 명예훼손, 지적재산, 감찰, 송무, 공판 등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고,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헌법재판을 경험한 후 법무부 국가송무과장으로 대한민국 정부 관련 국가 송무를 총괄하면서 주요 헌법재판, 행정재판 및 국가소송 사건을 통할하고, 정부법무공단의 발족에 기여했다. 미국과의 SOFA 협상에 참여한 바 있으며, 항고, 재기수사명령 등 고검 사건과 중요경제범죄 등 다수의 사건을 처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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