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시험 존폐를 논의할 ‘법조인 양성제도 개선자문위원회(이하 자문위원회)’가 지난 달 28일 꾸려졌지만, 진행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문위원회가 구성된 지 3주가 지났지만 아직 첫 회의조차 소집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이하 고시생모임)’은 지난 22일 이상민 법사위원장이 지역구로 있는 대전 유성구 등지에서 사법시험 존치를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고시생모임은 이상민 법사위원장이 법조인력양성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하기로 약속했고, 19대 국회 임기 내에 사시존폐에 대한 결론을 내리겠다고 했지만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고시생모임 권민식 대표는 “이상민 법사위원장이 여러 언론을 통해 19대 국회 임기 내에 사시존치를 결론 내겠다고 밝혔지만, 협의체가 구성된 지 3주가 지났는데도 첫 회의조차 소집하지 않고 있다”며 “더욱이 19대 국회는 5월말에 종료되는데, 법사위는 협의체의 첫 회의 소집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조차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로 바쁘다고 핑계될지 모르지만 협의체 구성원 중에 이번 총선에 뛰어드는 국회의원과 후보자는 없고 정부기관과 사법시험 존치 찬반양측 단체 추천인사로만 구성되어 있다”며 “결국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의지가 없거나 미약하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이상민 법사위원장의 지역구인 대전 유성을 등지에서 사시 존치를 촉구하는 정책 목적의 집회를 여러 차례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총선 180일 전부터는 집회의 여러 제약적 요소가 공직선거법상 규정되어 있으나 중앙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해서 이미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었다”며 “신고 된 평화 집회는 관할 경찰서가 보호해 주며, 집회 장소에 지역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이 참관하여 집회방법 등에 대한 공선법 위반 여부에 대한 협의 후 시위를 진행하므로 알지 못한 위법요소도 배제시키고 진행함을 미리 알려두는 바이다”고 설명했다.
법조인 양성제도 개선자문위원회 구성원은 모두 11명으로, 사시존치 측에서는 나승철 변호사·임영익 변호사·백원기 회장(대한법학교수회)·김동훈 교수가, 사시폐지측은 김정욱 변호사·이찬희 변호사·오수근 원장(로스쿨협의회)·한인섭 교수다. 또 정부기관에서는 심준보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 김호철 법무실장, 최은옥 교육부학술장학지원관이다.
한편, 고시생모임은 로스쿨제도가 학력적, 경제적, 연령적 진입장벽을 두고 있는 만큼 사법시험이 반드시 존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고시생모임은 “로스쿨은 4년제 정규대학을 졸업하지 않으면 입학조차 할 수 없고, 등록금만 1년 평균 1천5백만 원에 이른다”며 “또한 로스쿨 설립 취지인 다양한 전공과 사회경험을 가진 이들을 선발하는데 있는데도, 최근 5년간 로스쿨 입학자 중 30대 이상의 비율은 평균 17.6%, 스카이 로스쿨의 경우는 2%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로스쿨은 올해 사법시험 1차 시험이 치러진 후 등록금 15% 인하 약속을 저버리고 1학기 등록금을 동결하는데 그쳤다”며 “2학기부터는 등록금을 인하한다고 하나 이는 장학금을 축소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로스쿨이 제도 개혁만 한다고 외쳤지만 실제 개혁을 이루어낸 것은 지금껏 전무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아울러 고시생모임은 “만약 사법시험이 이대로 폐지되고 법조인력 양성제도가 로스쿨에 일원화 된다면 로스쿨을 개혁할 견제장치도 없어지게 된다”며 “사법시험 존치는 현재 남아 있는 5천여 명의 사법시험 준비생들뿐만 아니라 미래에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하여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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