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수회 “국민 80%가 원하는 공정과 기회균등 상징 사시존치 해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사법시험 존치 법안을 24일 열리는 소위원회에 상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두고 찬반 양측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먼저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장들로 구성된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이하 법전협)는 지난 22일 국회법제사법위원회를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로스쿨의 경우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 도입된 제도라며, 사시폐지를 강조했다.
법전협은 “사법시험 존치법안은 이미 국회차원에서 협의체를 구성하여 충분한 자료를 바탕으로 논의해서 19대 국회에 제출된 사시존치법안을 폐지하기로 하였다”며 “더욱이 지난 9월 헌법재판소는 ‘사법시험 폐지’를 규정한 변호사시험법 부칙조항이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시폐지와 로스쿨 도입은 입법·행정·사법부 등이 오랜 기간 논의해 도출한 결과이며, 사시 폐지로 수험생이 받는 불이익보다 로스쿨 도입을 통해 법조인을 양성하는 공익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법전협은 국회의 입법과 정부의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법학전문대학원에 대해 제기된 문제점을 보완하고 개선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입학전형의 불투명성 의혹으로 인하여 2017학년도부터 입학전형의 정량요소 중심의 평가와 환산률 공시 등을 통해 입시 불공정성을 원천차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저소득층 진입장벽을 제고하고 실력만 있으면 법조인이 될 수 있도록 장학혜택을 늘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전협은 국회가 교육부 등의 소관부처 및 당사자인 법전원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사법시험 존치 개정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많은 폐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법전협이 밝힌 폐해는 ▲일부 특정대학과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지역균형 발전 저해 ▲대학교육이 황폐화되고 국가의 우수인력 낭비 초래 ▲로스쿨 교육이 파행적으로 운영될 것 ▲법률시장 개방에 대비할 수 있는 경쟁력이 떨어짐 ▲사법개혁이 원점으로 되돌아감 ▲사법시험을 통해 법조인 선발 시 인권비 등 300억 이상 국가세금 부담 가중 등이다.
반면, 전국법과대학교수회(이하 교수회)는 로스쿨측의 이런 집단행동에 유감을 표시했다. 또 국회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여 조속하게 법사위 소위와 법사위 전체회의, 그리고 본회의를 거쳐 국민의 80%가 원하는 공정과 기회균등의 상징인 사법시험을 존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수회는 “22일 국회의원 회관 로비에서 손 팻말을 들고 서 있는 사람들은 우리나라 법조인을 양성한다는 소위 로스쿨의 원장이고, 그들의 공식 단체인 로스쿨협의회”라며 “이들이 법사위원장을 찾고, 집단으로 손 팻말을 들고 보이는 일련의 행태가 갖는 목적은 노골적인 입법방해와 해당 의원들에 대한 압력행사”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국민 80퍼센트 이상이 찬성하는 사법시험존치 관련 법안의 소위 논의조차 원천봉쇄하겠다는 그 행태를 건전한 국민상식으로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반문하며 “법학은 상식과 공정함을 기초로 한다”고 밝혔다.
특히 교수회는 “로스쿨은 월 소득 500만원 이하 중산층에게 절대적인 취약지대”라며 “로스쿨의 장학금 수혜 대상 학생 수가 가장 많은 계층이 2014년 기준 월 734만원을 초과하는 소득 분위에 몰려있고, 이들의 숫자는 소득 5~7분위를 다 합친 것과 같다는 사실이 반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하위 15퍼센트를 들러리로 내세우면서 실질은 상위 10%, 고관대작 자녀들의 법복귀족화 도구로 로스쿨이 운영되고 있지 않다고 정녕 자부할 수 있는가?”라고 물으며 “입구에서 생색을 내지만, 과연 출구에서는 공정한지 로스쿨 스스로 돌아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교수회는 “사법시험 존치 문제는 이제 더 이상 늦추면 안된다”고 강조하며 “전국법과대학교수회는 민주주의와 정의의 최후 보루를 지키는 심정으로 로스쿨 폐지가 안 된다면 사법시험이라도 존치시켜 로스쿨을 견제하고,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길 양심있는 국민과 언론, 입법, 사법, 행정 당국자들에게 다시 한 번 간곡히 호소한다”고 굳은 의지를 밝혔다.
이같이 법사위가 24일 사법시험 존치 법안을 제1소위원회에서 심의할 예정인 가운데, 어떤 결론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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