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SAT형 인간이 아닌 자의 수험후기
● 직렬 지망 동기 & 1차 합격소감
어렸을 때부터 법 과목을 공부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욕심이 있었습니다. 로스쿨에 대해서도 고민해 봤지만 정부 조직에서 일하고 싶다는 진로 희망과 맞지 않는 면이 있어서, 행정고시 중에서도 법 과목을 2차 과목으로 하는 법무행정 직렬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소수 직렬이어서 법무행정 직렬의 2차시험 대비만을 위한 학원 강의, 교재 등의 부재로 공부하는 데에 애로사항이 있을 때는 이 직렬을 선택한 것에 후회하기도 했지만, 1차 시험은 다른 직렬보다 컷이 낮은 편이어서 2차 과목 준비에 시간을 좀 더 안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올해는 작년에 비해 절반 가까이 모집 인원이 줄어들어서 1차 시험에 대한 압박감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운이 좋게 1차 시험에서 준비한 만큼의 결과를 얻어서 발표 기간까지 마음 졸이지 않고 기다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굉장히 다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시기별, 과목별 PSAT·헌법 학습법
헌법의 경우에는 작년에 공부했던 과목이기 때문에 기본강의를 듣지 않고 바로 조문정리집을 읽고 문제집을 풀었습니다. 이미 기본이론을 다 알고 있는 상태에서는 기본 교재를 반복하여 읽는 것보다는 문제를 풀고 틀린 지문을 정리하여 반복 암기한 것이 수험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됩니다.
기본 강의를 듣지 않아서인지 하루에 많은 시간을 안배할 필요 없이 저녁에 1~2시간 정도를 2달 정도 꾸준히 투자한 결과 충분히 대비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2주에 한 번씩 전국 모의고사에 응시하였고 그 모의고사에 출제된 헌법 지문은 모두 익히자는 마음으로 리뷰 했는데, 부족한 부분의 지문 및 판례를 채우는 데에 도움이 됐습니다.
헌법 이외의 3개 과목에 대해서는 12월 말에 모집 인원이 줄어든 것을 확인하고 1월부터 바로 PSAT 준비에 돌입하였습니다. 행정고시 기출문제 10개년치와 입법고시 기출문제 5개년치 분석을 한 뒤로는 모강 문제를 풀었습니다. 기출 문제를 분석하면서 자주 실수하는 개념, 논리, 도표의 유형 등을 별도의 노트에 정리하여 매 문제 풀이 직전에 훑어보았는데, 실수를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언어 과목에 자신이 있어서 언어는 3일에 한 번 정도로, 자료해석과 상황판단 모강 문제는 매일 풀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는 PSAT 모의고사를 1달에 1번씩 보러 갔었는데 올해는 압박감이 심해서 2주에 한 번씩 PSAT 모의고사를 보러 갔는데 실전에서 어려운 문제를 넘기고 풀 수 있는 문제에 집중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작년 PSAT 경험에서 자료해석 점수가 부족하여 언어와 상황판단의 점수로 보완해 PSAT에 합격하면서도 느꼈던 것이지만, 모의고사를 보면서 제가 자료해석 영역에서 계산 실수가 잦아 점수의 편차가 심하다는 것을 다시금 실감하여 2월부터는 2차 준비에 대한 시간을 줄이고, 언어논리를 풀지 않는 날은 자료해석 모강을 2회, 상황판단 모강을 1회씩 풀어서 자료해석에 대한 감각을 채우려고 노력했습니다.
또한 모강 문제를 푼 뒤에 내가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 강사의 노하우와, 자주 실수하는 유형을 정리하여 잊어버리지 않도록 틈틈이 읽었습니다. 또한 비타민 교재를 꾸준히 풀었는데 이것이 계산 실수를 보완하여 자료해석 점수를 20점 가까이 오르게 한 데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상황판단에 대해서는 퀴즈 문제가 많이 나오는 경우에 시간을 많이 뺏겨 점수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서 풀 수 없는 퀴즈 문제에 대해서 매달리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또한 저는 퀴즈 문제에서 약하기 때문에 법조문 문제에서는 무조건 득점을 하여야 된다고 생각하였는데 법조문 문제는 입법고시에서 까다롭게 나오기 때문에 입법고시의 상황판단 법조문 문제의 모든 보기를 꼼꼼히 분석하여 법조문 해석 감각을 익혔습니다.
PSAT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매일매일 꾸준히 문제를 풀어서 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평일에 비해 마음이 풀어지는 주말에는 적어도 하프 모의고사라도 풀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 1차 시험 전·후 가장 힘들었던 점
저는 소위 PSAT형 인간이 아닌 타입이고, PSAT 시험이 투자한 시간과 노력이 곧바로 결과로 돌아오는 시험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모집 인원이 줄어든 공지를 확인했던 날부터 1차 시험 당일까지 매일이 불안했던 것 같습니다. 성실히 준비했음에도 1차 시험에 합격하지 못해 2차 시험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굉장히 심했습니다. 모의고사를 보러 갈 때조차 이번 성적이 잘 나오지 않으면 다음 모의고사 때까지 불안할 거라는 생각에 심하게 긴장하기도 했습니다. 그 경험이 실전에서 오히려 불안한 마음으로도 문제를 풀 수 있게 적응력을 키워준 것 같다고 생각은 됩니다.
● 나의 합격에 가장 중요했던 요소
- 자투리 시간에 하프모의고사, 민간경력채용 PSAT문제 등의 풀이
불안한 마음이 들 때마다 한 문제라도 더 풀 수 있게 하프 모의고사나 10분 모의고사, 민간경력채용 PSAT 등의 문제를 많이 마련해두었던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매일 목표로 정해둔 분량인 PSAT 1세트를 풀고, 2차 공부도 끝낸 후에 시간이 조금이라도 남으면 비타민이나 하프 모의고사 등의 적은 시간을 투자해서 끝낼 수 있는 문제들을 계속해서 풀었습니다.
- 오답노트 정리 및 암기
자주 하는 실수들을 정리하여 문제를 풀기 직전, 각 과목 문제 풀이 간 쉬는 시간 등에 틈틈이 읽은 것이, 문제를 풀다가 비슷한 유형이 출제될 경우에 실수하지 않도록 긴장하게 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강사님들이 정리해주시는 노하우를 듣기만 하는 것보다는 나의 정리노트를 마련해서 한 번이라도 적고 암기하는 것이 실제 시험에서 ‘내가 정리했던 유형이다!’라는 반가움과 함께 주의를 환기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 전 감각을 익히기 위한 모의고사 응시
시험 난이도는 실전 문제와 다를 수 있지만, 매 모의고사에서 난이도가 높을 때, 평이할 때의 각각 분위기에 따라 대처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 도움이 됩니다. PSAT은 대부분 40문제를 전부 풀지 못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몇 문제를 풀고 몇 문제를 넘길 것인지가 득점과 실점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지만 건너뛸 문제의 수는 시험 난이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시험을 푸는 도중에 남은 시간을 고려하여 건너뛸 문제와 풀 문제를 빠르게 구별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번 준비 기간에 6회 정도 모의고사를 응시한 것이 그러한 부분에 대처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또는 스터디에서 문제를 풀게 되면 OMR을 생략하게 되거나 실전보다 여유를 가지고 풀게 되기 때문에 모의고사에서 시간에 쫓기며 문제를 고르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나만의 꿀팁
혼자 풀 때도 꼭 OMR 작성까지 시간 내에 완료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그리고 PSAT은 한 두 문제의 차이로 당락이 갈리기 때문에 찍은 문제를 맞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OMR을 작성할 때에 저는 소위 ‘찍는 연습’도 함께 하였습니다. 풀지 못한 문제를 건너뛰고 마지막에 적게 나온 보기의 개수를 세서 한 번호로 찍는 것은 풀지 못한 문제가 많을 때 이하지만, 풀지 못한 문제가 2~3개일 때는 개수를 세는 것보다는 문제를 확인해서 절대 답이 아닌 보기를 지워서 찍는 것이 더 맞을 확률이 높은 것 같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찍는 방법’을 연구해보는 것도 일종의 수험 대비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 같은 경우에는 상황판단은 시간 관리상 중간 중간 건너뛰는 문제가 많고 마지막에 그 문제들 중 골라서 푸는 타입이어서, 시험지 제일 마지막 장에 시간이 남을 경우에 제일 먼저 풀어야 할 문제 번호를 순서대로 적어놨습니다. 저는 퀴즈 문제의 정답률이 낮아서, 계산 문제여서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지만 풀면 맞을 수 있는 문제를 우선 순위로 했습니다. 본인 기준에서 정답률이 높은 문제를 우선순위로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 방법으로 남은 시간에 문제지를 넘겨 며 어느 문제를 안 풀었는지 확인할 필요 없이 제일 마지막 장에 제가 적어놓는 문제번호 순서대로 효율적으로 문제를 풀 수 있었습니다.
● 그 외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여러 사람들이 말하는 모든 방법이 자신에게 맞는 방법은 아닐 테니까 여러 합격수기를 찾아보면서 권해지는 공부방법을 직접 시도해보고 보완책을 연구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서 말했듯 투자한 노력과 시간이 그대로 결과로 이어지는 시험은 아니기 때문에 저처럼 준비하는 내내 불안한 수험생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노력하는 자에게 운이 따르리라는 마음으로, 불안하더라도 견디기에 괴롭지는 않은 수험기간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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