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신상정보 삭제 지원 법 17일부터 시행...삭제 지원 영상물 4건 중 1건은 개인정보 포함
가해자, ‘모르는 사람’ 26.5%…추적 어려운 구조 고착화
365일 24시간 상담·AI 탐지 시스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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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 인포그래픽 |
[피앤피뉴스=마성배 기자] 디지털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성범죄 수법도 정교해지는 가운데, 지난해 딥페이크 등 디지털성범죄 피해자가 1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해자의 약 80%가 10~20대 청소년·청년층이며, 여성 피해자가 72%에 달했다.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10일 발표한 '2024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에 따르면,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이하 중앙 디성센터)는 지난해 1만 305명의 피해자를 지원하며 전년 대비 14.7%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센터가 지원한 총 서비스 건수는 33만 2천여 건으로 전년보다 20.6% 증가했고, 특히 수사·법률지원 연계는 3,826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삭제 지원 건수는 30만 237건으로 5만 건 넘게 증가했다. 딥페이크 합성·편집 범죄는 1,384건으로 무려 227% 급증하며, 가장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피해자의 72.1%는 여성이었으며, 연령별로는 20대가 5,242명(50.9%)으로 가장 많았고, 10대(2,863명, 27.8%)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딥페이크 합성 피해는 전체의 96.6%가 여성으로, 성적 이미지가 주로 여성 대상으로 생성·유포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형별로는 유포 불안(25.9%)과 불법촬영(24.9%), 유포(17.2%), 유포 협박(13.3%) 순이었으며, 디지털 기술 기반의 범죄는 피해자가 인지하기 어려워 장기간 정신적 불안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피해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례도 77,652건(전체 삭제 지원 건수의 25.9%)에 달해 2차 피해의 심각성도 확인됐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는 ‘채팅 상대 및 일시적 만남’(28.9%)이 가장 많았고, ‘모르는 사람’(26.5%), ‘관계 미상’(24.7%) 순이었다. 이는 딥페이크 범죄 등에서 가해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초 상담은 65.6%가 전화, 34%는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이뤄졌으며, 온라인 상담은 전년 대비 57.3% 급증했다.
중앙 디성센터는 지난해 미국 실종학대아동방지센터(NCMEC)와 협약을 체결하며 사이버팁라인 시스템 전용 계정을 확보, 국제공조 삭제 지원 건수를 165건에서 6,702건으로 40배 이상 끌어올렸다. 대만 기관 요청에도 신속히 대응하며 글로벌 대응 역량을 입증했다.
전체 삭제 요청 사이트 중 국외 서버는 95.4%에 달했으며, 이 중 70.4%가 미국 서버였다. 국내 법 집행을 피하기 위한 의도로, 성인사이트의 국외 서버 활용이 주를 이뤘다.
삭제 요청 플랫폼별로는 성인사이트(43.0%), 검색엔진(39.0%), SNS(10.7%) 등에서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여성가족부는 피해자 신상정보 삭제를 가능케 하는 개정 「성폭력방지법」 시행(4월 17일)을 앞두고, 디지털 성범죄 예방·대응 체계를 한층 강화한다. 피해상담 대표번호를 1366으로 통합하고, AI 기반 탐지·삭제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딥페이크 범죄 전용 창구와 국제 협력망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10대 피해 증가에 대응해 맞춤형 예방교육 콘텐츠(총 14종)를 제작·배포하고, 피해자 지원 인력을 충원해 신속 대응에 나선다.
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은 “유형이 진화하는 디지털 성범죄에 정부와 지원기관이 한 발 앞선 대응을 이어가야 한다”며, “피해자의 고통을 줄이고 회복을 도울 수 있도록 24시간 체계를 더욱 고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신보라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원장 역시 “4월 17일 정식 출범하는 중앙 디성센터가 국내외 삭제 대응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능과 인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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