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박물관·미술관까지 참여…지역 자원 총동원
급식·셔틀버스·AI교육 결합…방학 돌봄 방식 바뀐다
여름방학은 맞벌이·한부모 가정에게 가장 큰 돌봄 공백 시기로 꼽힌다. 학교 수업이 멈추는 동안 아이를 맡길 곳과 점심 문제, 체험활동까지 모두 부모 부담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올해 처음 전국 단위로 확대하는 ‘방학 중 초등돌봄·교육 우수모델’은 이런 공백을 학교 혼자가 아니라 지역 전체가 함께 메우겠다는 실험에 가깝다.
교육부는 22일 ‘2026년 방학 중 초등돌봄·교육 우수모델’ 운영 기초지방자치단체 17곳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선정 지역에는 기초지자체당 평균 8억6000만원 규모 예산이 지원된다.
이번 사업은 학교·교육지원청·지자체·지역 돌봄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컨소시엄 구조로 운영된다. 기존 학교 돌봄교실 중심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 마을학교, 문화·체육시설까지 연계하는 ‘온동네 돌봄’ 체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교육부는 지난 4월 22일부터 5월 15일까지 신청을 받은 뒤 지역별 1차 심의와 중앙 평가를 거쳐 대상 지역을 선정했다. 심사에는 교육·지역발전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교육부와 초등돌봄·교육 관계 부처는 지난 19일 교육부 차관 주재로 ‘제2차 온동네 초등돌봄·교육협의체’를 열고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선정 대상 기초지자체를 결정했다. 선정 결과는 이의신청 절차 등을 거쳐 6월 4일 최종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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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교육부 |
이번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곳은 경기 연천군, 울산 울주군, 전남 영광군, 충남 예산군 등 4곳이다. 각 지역은 단순 돌봄 제공을 넘어 지역 특성과 인프라를 결합한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천군은 지역 전체를 하나의 체험학교처럼 활용하는 방식으로 눈길을 끌었다. 학생들은 오전에는 학교별 프로그램과 중식을 제공받고, 오후에는 셔틀버스를 이용해 거점학교로 이동한다. 이곳에서는 군부대·지역 대학과 연계한 기초학력 프로그램과 간식 지원이 이뤄진다. 주말에는 수도권 문화·예술·과학시설 체험도 운영된다.
특히 전곡선사박물관과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연천승마공원, 연천학생야영장, 당포성 등 지역 자원을 적극 활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야간 천체관측 프로그램까지 포함됐다.
울산 울주군은 ‘전일 돌봄’ 체계를 전면에 내세웠다. 학교 돌봄교실과 지역아동센터 5곳, 다함께돌봄센터 4곳이 함께 참여하며 희망 학생 전원에게 돌봄을 제공한다. AI·디지털, 기후환경, 글로벌 교육, 예체능, 독서·정서지원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된다.
여기에 영남알프스복합센터 클라이밍 체험과 반구천 암각화 역사 체험, 울산시립미술관 미디어아트 프로그램도 포함됐다. 통학 차량과 급·간식 지원도 확대된다.
전남 영광군은 ‘시간 분담형 돌봄’ 모델을 제시했다. 학교는 오전 돌봄과 학습을 맡고, 오후와 저녁 시간은 지역아동센터가 이어받는 구조다. 사실상 하루 전체를 지역사회가 나눠 맡는 방식이다.
영광군은 문화예술·체육·영어·기초학습 프로그램을 지역 대학과 체육시설, 불갑사, 영광예술의전당 등과 연계해 운영한다. 특히 기존 돌봄교실 학생뿐 아니라 방과후 프로그램 참여 학생들에게도 무상 급·간식을 제공하기로 했다. 지역아동센터 15곳에서는 주 3회 특색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충남 예산군은 ‘돌봄 방학’을 없애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방학 기간 학교 돌봄교실이나 지역 돌봄기관이 문을 닫는 공백 기간을 지역 전체가 메우는 방식이다. 거점학교 6곳을 활용한 공동 프로그램과 마을학교 숲체험·공예 활동, 예산미래교육센터 및 윤봉길역사기념관 연계 프로그램 등이 운영된다.
예산군청 유휴시설과 돌봄전담사·마을교사 인력풀도 함께 활용된다.
최우수 외 선정 지역들도 지역 특색을 반영했다. 서울 영등포구는 다문화 밀집 지역 특성을 반영해 문화다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무상 급식을 제공한다. 인천 옹진군은 도서지역 특성을 고려해 외부 강사 이동수단을 지원하고 백령종합사회복지관·옹진군가족센터와 연계한다.
경기 화성시는 지역 도시락 업체와 협력해 중식을 제공하고 ‘화성시 행복밥상 사업’과 연계해 다함께돌봄센터 일시돌봄 정원을 확대한다.
경북 의성군은 향교 등 지역 문화자원을 활용한 체험학습과 지역아동센터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북 순창군은 발효테마파크와 연계한 체험활동과 AI·디지털 특화 프로그램을 함께 추진한다.
충북 진천군은 K-스마트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한 AI·디지털 교육을 운영하고, 지역 돌봄기관과 협력해 과밀학교 돌봄 수요 분산에도 나선다.
수도·강원권에서는 서울 영등포구와 인천 옹진군, 경기 남양주시·화성시가 선정됐다. 영남권은 대구 군위군·달성군, 경북 의성군이 포함됐다. 호남·제주권에서는 전북 진안군·순창군·부안군과 제주특별자치도가 선정됐고, 충청권에서는 충북 진천군과 충남 논산시가 이름을 올렸다.
선정된 지자체들은 6월 준비 기간을 거쳐 올해 여름방학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교육부와 교육청, 한국교육개발원, 전문가들은 운영 과정 자문도 지원할 예정이다.
최근 맞벌이 가정 증가와 돌봄 사각지대 문제가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면서 학교 단독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특히 방학과 야간·주말 시간대 돌봄 공백은 지역별 격차도 커 ‘지역 연계형 돌봄’ 필요성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교육부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방학뿐 아니라 야간·주말 돌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지역사회와 학교가 협력해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것이 온동네 초등돌봄·교육 정책의 핵심 목표”라며 “지역 여건에 맞는 방학 중 돌봄 지원 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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