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경 2차 시험 앞둔 수험생들, 선택과목에 난이도 우려
황금연휴에도 쉴 수 없는 순경 2차 수험생들. 이번 연휴에도 수험가는 막바지 시험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이런 시험 열기에 찬 물을 끼얹는 것이 있다. 바로 고교이수교과목 선택과목제도.
순경 공채는 지난해 시험제도가 바뀌면서 한국사와 영어는 필수 과목으로 지정됐고, 국어, 사회, 과학, 수학, 형법, 형사소송법, 경찰학개론 중 3과목을 선택하여 응시할 수 있도록 하는 고교이수교과목 선택과목제가 도입됐다.
그런데 이 같은 제도 변화는 도입 이후 꾸준히 경찰 수험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있었다.
한 경찰 수험생은 “힘들게 법 과목을 한 보람도 없이 고등학교 때 배운 과목을 좀 더 공부해 쉽게(?) 합격해서 수험가를 빠져나가는 합격생을 보면 허탈함만 남는다”며 “지금이라도 과목을 바꿔야 하나?”라는 회의감도 든다고 말했다.
즉, 형법, 형사소송법 등의 법 과목을 공부하지 않아도 경찰관이 될 수 있는 제도상 허점 때문에 기존에 법 과목을 공부해온 수험생들에게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입장에선 국어나 사회 과목으로 단시간에 합격이라는 문에 도달하는 합격생들이 반가울 리 만무하다.
실제로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수험생들의 질문 중 “선택 과목을 국어, 사회로 바꾸면 합격이 좀 더 수월해질까요?”나 “굳이 어려운 법 과목을 선택할 필요가 있나?” 등의 의견이 많았다. 게다가 타 공무원 시험과 과목이 겹치다 보니 응시 기회의 폭이 넓어진 일반직 9급 공무원 수험생까지 경찰공무원으로 직군을 바꾸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 기존 법 과목 선택자들의 혼란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합격을 쫓아 무작정 직렬을 변경해 직업상 가져야할 가장 기본적인 지식이나 사명감 없이 덜컥 합격했을 경우 일선에서의 이야기는 달라진다.
형법 등 법 과목을 선택하지 않은 수험생이 합격했을 경우 기본적 법 지식 없이 업무를 수월히 해내기란 어려우며, 결국엔 본인의 업무 만족도 또한 낮아진다.
이에 순경 공채를 담당하는 경찰청 인재선발계 담당자는 “임용 전 중앙경찰학교에서 법률지식을 따로 교육하고 있고 특히 고교 과목을 선택해서 합격한 사람은 추가적으로 별도의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선택과목제도가 경찰공무원의 기본 소양을 낮출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김민주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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