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대를 졸업하고, 자연스레 사법시험을 준비하게 됐지만 그것이 10년이란 세월을 훌쩍 넘기게 될 줄 몰랐다.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이는 올해를 끝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2017년 제59회 사법시험 수석합격자 이혜경 씨의 이야기다. 그녀는 지난 10년 이상의 수험생활동안 수많은 불합격과 실패를 만났다. 아깝게 떨어질 때마다 마음을 다잡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말로 다 표현 할 수 없지만, 이혜경 씨는 “도림천을 걸으면서 가수 거북이의 ‘빙고’를 즐겨들었다”며 “힘든 수험생활을 긍정적으로 이겨내려 늘 다짐했다”고 밝혔다. 결국, ‘빙고’는 그녀 인생에 찾아왔다.
이에 고시위크는 올해 사법시험 수석 합격자 이혜경 씨를 만나, 그동안의 수험생활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특히, 그녀는 “자신이 마지막 합격자가 아니길 바란다”며 사법시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아래는 이혜경 씨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김민주 기자 gosiweek@gmail.com
Q : 본인에 대한 소개 부탁합니다.
저는 수원 영신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이혜경입니다. 합격한 것 자체가 감사하고 믿어지지 않는데, 수석이라고 하니 제 능력보다 훨씬 과분하여 어깨가 무겁습니다.
Q : 사법시험을 준비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법학과를 졸업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사법시험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Q : 공부하면서 포기하고 싶었던 때도 많았을 것 같은데, 어떠셨나요?
10년 이상되는 수험생활동안 수많은 불합격의 실패를 만났습니다. 아깝게 떨어질 때마다 마음을 다잡는 것이 정말 힘들고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이럴 때마다 신림동을 벗어나 대형서점에 가서 하루 종일 책을 읽었습니다. 용기를 주고 삶의 의미에 대해서 고민하는 책을 주로 읽었습니다. ‘그래도 계속가라(keep going)’라는 책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만, 사법시험 외엔 다른 길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고, 직업도 갖지 않았던 터라 불안한 마음에 리트시험에 응시하긴 했습니다.
Q : 마지막 사법시험이라는 압박감이 컸을 것 같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이번 시험에 임하셨나요?
마지막 사법시험이라는 말의 중압감은 신경 쓰지 않으려 해도 문득문득 발목을 잡고 간절한 마음이 들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2차 시험 날이 되니 한편으로는 마음을 비우게 만든 것 같습니다.
Q : 1차 시험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다른 수험생들과 마찬가지로 기본서에 충실하였고 학원 모의고사를 풀고 오답노트를 만들어 반복하여 읽었습니다.
Q : 2차 시험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다른 수험생들과 마찬가지로 2차 시험도 기본서에 충실하였고 답안작성 스터디등을 통하여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Q : 가장 취약했던 과목은 무엇인가요? 또 그 과목을 어떻게 보완하였나요?
1차, 2차 모두 민법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민법은 매일매일 한 두 시간씩 기본서를 읽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이번 2차 시험에서 95.14점을 받았습니다. 평소에 조금씩이라도 공부해서 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Q : 수험기간 중 힘들었던 일이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수험생활 중 힘들었던 일은 반복된 불합격으로 점점 더 고립되어 가는 것이었습니다. 이럴 때마다 가족들과 남자친구의 격려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특별한 스트레스 해소법은 없고 도림천을 노래를 들으면서 걷는 것이었습니다. 거북이의 ‘빙고’를 즐겨 들었습니다.
Q : 면접시험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면접스터디를 하여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찬반토론을 하였습니다. 스터디 때 토론하였던 ‘양심적 병역거부’가 출제되어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면접 스터디 때 도움을 주셨던 합격생분들께 감사드립니다.
Q : 오는 12월 31일부로 사법시험이 폐지됩니다. 그동안 수험생으로서 또 합격자로서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개인적인 견해로는 제가 마지막 합격자가 아니길 바랍니다. 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수험생들이 고민하면서 공부하고 있을 것입니다. 수험생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넘어졌을 때 슬기롭게 극복하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노력한 만큼 결실 이루시길 바랍니다.
Q : 앞으로의 계획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습니다. 지금은 사법연수원에 입소하여 열심히 공부해서 재판연구원(로클럭)에 지원하고 싶습니다.
수험기간 동안 힘이 들 때면 너무 막막하고 답답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처한 처지는 다르지만 힘든 이야기를 누군가가 귀 기울여 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지 않을까 느꼈습니다. 때문에 앞으로 사회적 약자들과 억울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제 능력이 되는 한 많은 도움을 드리는 법조인이 되고 싶습니다. 또 저 역시 꼭 용기가 필요한 상황에 초심을 생각해 용기를 낼 수 있는 법조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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