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스포츠인 등을 대상으로 한 ‘미투’가 몇 해 전 성범죄와 채무불이행에 이어 최근 학교폭력 관련 사건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평소 행실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깨우치는 계기가 되고 있으면서도 그만큼 피해자들의 호소도 늘어가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아산형사변호사이자 한국성폭력위기센터 성폭력피해자 무료법률구조사업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며 성범죄 피해자들의 피해자 변호를 맡아 온 ‘법률사무소 길’의 이지연 변호사는 아무리 오래 전의 사건이라 하더라도 피해자는 일상이 힘들 정도로 후유증이 이어질 수 있기에 만일 형사변호사의 법적 도움이 필요한 경우라면 주저하지 않기를 당부했다. 이와 함께 강제추행 혐의를 받은 후 징역형을 선고 받은 사례를 소개하며 법적 도움이 필요한 경우의 예를 들었다.
이지연 변호사가 안내한 최신 판결 사례는 18년 전인 2003년경 발생된 강제추행 혐의를 받은 남성이 공소시효완성을 주장하여 처벌할 수 없다는 주장을 했지만 결국 법정 구속되어 징역형을 선고 받은 사례다.
피해자B씨는 이모부A씨에게 어린 시절부터 중학생이 된 뒤까지 계속 강제추행을 이어왔다. 피해자B씨는 당시 이모부의 범행에 너무 끔찍했지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참고 견뎠다. 성인이 된 후인 2017년경 갑자기 이모부A씨로부터 '합을 이루면 대운이 온다'는 내용의 문자를 받게 됐으며 B씨는 더는 참을 수 없어 이모부A씨를 고소했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A씨는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고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완성되어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쳤다. 해당 법률 위반죄의 공소시효는 7년인 만큼 2010년과 2011년 공소시효가 완성됐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2010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제정되어 공소시효의 산출 기준이 달라졌다.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폭력 범죄는 피해자가 성인이 된 때부터 적용하도록 바뀌었으며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은 죄도 소급 적용됐다. 피고인A씨의 범행에 대한 공소시효가 완성되기 전 관련 법이 제정됐고,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징역 5년형과 함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과 장애인복지시설 5년간 취업제한명령을 선고 받았다. 다만 A씨의 혐의 중 B씨의 기억과 일치하지 않은 2005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한 상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범죄는 피해자의 나이, 가해자와의 관계 등 때문에 제때 세상 밖으로 알려지지 못한다. 기존 공소시효 제도 탓에 가해자가 처벌받지 않게 되는 부당한 상황이 개선됐다"고 판시했다. 당진과 서산, 홍성 등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지연 변호사 역시 “피해자에게 있어 피해를 당한 시기보다 피해로 인한 개인의 삶이 어떤지를 가해자는 알아야 하며, 오래 전의 일이라 해도 법적으로 가해사실이 입증되고 처벌 가능한 시점이라면 형사변호사를 통해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 회복을 받을 수 있길 권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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