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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친구들 청소년 학부모 곤도 유카코 |
필자는 한국에 유학차 온 것을 계기로 한국 남성과 결혼하고 아들 한 명을 두고 살고 있는 거주 20년차 일본인이다.
한국 생활에서 선물과 같았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들이 중학교 들어간 후 학습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집에서 매일 함께 학습지를 해도 학교 수업의 속도에 따라가지 못했다. 얼마 후 그 이유를 알고 저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학교의 모든 아이들은 모두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하고 정작 학교 수업에서는 복습만 하고 진도만 나간다는 설명이었다. 경계선 지능으로 태어난 나의 아들이 사교육 선행 학습 위주의 교육으로 공교육에서는 진도만 나가는 수업에서 참여하는 것은 배우는 권리를 잃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학교에 가서 아들의 학교생활에 대해서 물었더니 ‘느리다. 실수가 많다’라는 부정적인 말만 들었고 공부는 학원에서 해야 한다는 답변 뿐이었다. 우리 모두의 행동이나 감정에는 모두 이유가 있는 것인데 느리다는 평가 외에는 더이상 어떠한 강점도, 희망도 함께 모색하지 않으려는 교사의 태도에 실망이 컸다.
그리고 집중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는 아들에게는 현실적으로 학원에서 적응하는 것이 어려워 보였고, 아들한테 맞는 학습방식은 개인 과외 밖에 없어서 우리 가정에 경제적인 부담이 커져만 갔다. 교육은 모든 아이한테 평등하게 있는 권리이다. 학교는 다양한 학생에게 열려있는 학습의 장이 아니었나 싶다. 입시 위주 득점을 위한 교육은 아이들의 경쟁심만 키우고 거기서 못 따라가는 학생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는 잔인한 교육 방식이었다. 빠르다, 느리다라는 차이를 능력으로만 보지않고 개성으로 보고 이해해주는 그런 교육환경을 진심으로 원한다.
현재 아들은 감사하게도 따뜻하고 자유로운 별의친구들을 만나서 은둔생활을 극복하고 검정고시도 합격하며 친구 많고 밝은 청소년으로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다. 그러나 모든 느린 학습자가 이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늘도 어디선가 당사자인 학생과 그 부모는 미래가 안보여서 어둠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도 부모는 나이가 들어가고 아이는 커간다. 느린 학습자인 경계선 지능 아이들도 자립을 하고 국민의 한 명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한 명의 시민으로 살아가기를 바랄 뿐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사회의 이해와 지원이 필수적이다. 정부와 사회의 지원으로 당사자와 그 가족 모두 미래에 걱정없이 살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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