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중력 부족을 극복한 후기
언어논리 100 / 자료해석 87.5 / 상황판단 77.5 /헌법 84
● 직렬 지망 동기 & 1차 합격소감
제겐 두 살 터울인 오빠가 있습니다. 오빠는 경제학과에 진학했고, 어릴 적부터 오빠를 줄곧 따라했던 저는 한 때 경제학과를 가겠다고 마음 먹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오빠로부터 받은 이러한 영향이 직렬 선택에 있어 큰 역할을 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1차 시험에 접수하기 전에 예비순환 강의를 들으면서, 경제학을 학문으로서는 처음 접해 보았지만 현실과 무척 가까이 있는 학문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경제학의 원리들로 국민들의 불황으로 인한 고통을 정말로 조금이나마 줄여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한 과정에 내가 참여할 수 있다면 정말 멋진 일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재경직을 선택했습니다.
PSAT은 채점하기 전까지는 점수가 잘 가늠이 되지 않는 시험인 것 같습니다. 1차 시험을 보고 나오면서, 잘 본 것 같기는 했지만 계산 실수가 있었으면 어쩌나 상황판단 유형이 많이 바뀌었던데 나만 어렵다고 생각한 건 아니겠지, 하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험에 무덤덤한 편이라고 스스로 생각해 왔지만 답안지가 나오기까지의 시간이 길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채점 결과, 합격권이었고 2차 시험까지 또 다시 목표를 갖고 달려볼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기뻤습니다.
● 시기별, 과목별 PSAT·헌법 학습법
저는 작년 말 즈음에 기출문제를 처음으로 풀어보았습니다. 언어논리가 80점대, 상황판단이 70점대였지만 자료해석이 50점대로 낮은 점수가 나왔습니다. 주변에서 자료해석은 점수를 올리기가 쉽다고들 해서, 진입을 결정했지만 이 상황에서 기출문제를 계속 푸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자료해석 강의를 들었고, 강의가 끝난 후에 다시 기출문제를 풀어보았을 때는 80점대로 안정적인 점수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자료해석에서는 기술적인 부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혼자 문제를 열심히 풀면서 고민하기보다는 강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작년에 해두었던 것은 헌법입니다. 헌법은 강의를 통해 우선 체계를 잡아두고자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1월에는 계절학기를 듣느라 바빴고, 2월에 다시 헌법 책을 보았을 때 기억이 거의 나지 않았지만 교재를 다시 읽으면서 조문과 판례를 외우고 기출문제를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모의고사를 풀었는데 안정적인 점수를 받았습니다. 저는 판례들이 며칠만 지나도 헷갈리는 듯 했기 때문에 시험 며칠 전에 교재와 기출문제집을 통해 바짝 암기하는 것이 가장 효율이 높을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모의고사를 꽤 여러 회 풀긴 했지만, 모의고사까지는 그렇게 중요한 요소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공부가 잘 되어있는지 확인하는 용도로 한 두 회 푸는 것은 좋은 것 같습니다. 체계를 잡고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끼신다면 초시 때에는 강의를 한 번 듣는 것도 좋겠지만, 어차피 헌법 공부는 스스로 책을 보면서 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월부터는 거의 매일 기출문제를 한 세트씩 풀었습니다. 시간을 맞춰 가며 매일 한 회를 푸는 데에 익숙해진 것이 실제 시험장에 가서도 지치지 않고 긴장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12개년 기출문제를 풀었고 최근 6개년은 두 번씩 풀었습니다. 중간에 법률저널 모의고사를 보기도 했습니다. 실전감각을 기르는 데 좋았고, 실제 시험을 볼 때 챙겨가야 할 것을 점검하는 용도로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기출문제와는 문제유형이 조금 다르다고 느껴져 다음 회차는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입법고시 기출문제 또한 풀지 않았습니다. 초시인 만큼 행정고시 기출문제에 익숙해지고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 1차 시험 전·후 가장 힘들었던 점
집중력 부족이 가장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사실 수능 이후로 큰 시험을 본 일이 없었고, 대학생활 3년이 지나면서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집중하는 방법조차 잊어버린 듯 했습니다. 그래서 90분씩 세 번을 꼼짝없이 앉아 시간에 쫓기며 문제를 푸는 상황 자체가 너무 큰 스트레스였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하루에 한 과목만 풀기도 하고, 문제를 풀다가 자체적으로 쉬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들에 익숙해지면서 점차 나아졌고 무엇보다 시험이 코앞에 닥치자 마음이 급해져 하루에 한 회씩 푸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되더군요. 지금은 1차 시험 공부를 하면서 얻은 집중력이 2차 시험 공부를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느낍니다.
● 나의 합격에 가장 중요했던 요소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간혹 소리에 예민해서 평소에 귀마개를 끼고 공부하시거나 아주 조용하고 철저하게 통제된 장소에서 공부하시는 분들이 있던데, 저는 그보다는 좀 더 개방된 장소에서 공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시험장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앞사람이 다리를 떨고, 뒷사람이 자꾸 코를 풀어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애초에 그런 상황에 익숙해질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소음이 있는 장소에서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러한 환경이 ‘연습을 실전처럼, 실전을 연습처럼’을 가능하게 한 것 같습니다.
● 나만의 꿀팁
일단 1차에 합격하겠다는 마음으로 공부했습니다. 2차 공부가 거의 되어있지 않은 상태였지만 2차 시험장에 들어가보는 것이 합격에 중요한 단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더 차분하게 1차 공부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PSAT 문제를 풀고 지쳐있을 때는 무리해서 2차 공부를 하기보다는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혹시 저처럼 계절학기와 1차 시험 공부를 병행하는 분을 위해서 한 말씀 드리자면, 계절학기는 1교시로 잡으세요.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저에게는, 일찍 일어날 수밖에 없도록 하는 수업이 도움이 된 측면도 있었습니다.
● 그 외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함께 시험 준비하는 모든 수험생 여러분, 우리가 준비하는 시험은 어려운 시험이잖아요. 자만하지도, 자책하지도 말고 꾸준히 열심히 해봐요. 제 앞에도, 그리고 여러분 앞에도 합격이 있길 바랍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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